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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Q&A

때죽나무를 활용한 전통적인 요리나 약용 방법은 무엇인가요?


때죽나무는 이름도 특이하지만, 알고 보면 옛사람들의 생활 속에 꽤 깊이 자리 잡고 있었던 나무입니다. 숲속에 자라는 모습은 조용하고 단정하지만, 뿌리에서 껍질, 열매까지 전통적인 쓰임이 분명했던 식물이죠.

가장 대표적인 쓰임은 약재로의 활용이에요. 뿌리와 나무껍질은 예로부터 복통이나 설사를 멎게 하는 데 사용되었다고 전해집니다. 특히 나무껍질을 말려서 물에 달여 마시는 방식이 흔했는데, 그 맛이 쌉싸름하면서도 깔끔하다고 했습니다. 물론 맛이 좋다고 마구 마실 수 있는 건 아니고, 일정량 이상을 넘기면 탈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용량에 대한 감각이 중요했죠.

때죽나무 열매는 예전에는 구충제로도 쓰였어요. 지금처럼 약이 다양하지 않던 시절, 배앓이나 회충 같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에서는 이 열매를 삶아 물을 마시거나, 곱게 빻아 아주 소량 섭취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열매에 독성이 있기 때문에 복용에는 신중을 기해야 하고, 현대 기준으로는 전문가의 조언 없이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또 한 가지 독특한 점은 이 열매의 사포닌 성분이에요. 거품을 만들어내는 이 성분 덕분에 과거에는 손빨래를 할 때 비누처럼 열매를 으깨어 물에 풀어 사용했습니다. 때가 꽤 잘 빠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때죽나무라는 이름도 그런 용도에서 유래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어요.

하지만 식용으로 쓰였다는 기록은 거의 없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독성이 있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효능이 있다고 해도 용량이나 처리법이 미비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옛사람들도 약재로는 썼지만 음식으로는 삼갔던 겁니다. 그 대신 차 형태나 탕약의 일부로만 넣어서 약간의 보조 역할을 하도록 했던 거죠.

요즘은 생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때죽나무에 대한 연구도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전문가의 조언 아래에서만 활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아무리 전통적인 식물이라도 그 쓰임에는 분명한 경계가 있으니까요.

때죽나무는 그냥 들길에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생활의 한 구석에서 소리 없이 존재감을 드러내던 식물이었습니다. 그 쓰임이 사라진 지금도, 그 조용한 효능과 정직한 생김새가 가끔 그리워질 때가 있어요.



Age is no guarantee of maturity. – Lawana Black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