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중목구조’라는 단어가 제법 익숙해졌습니다. 전통 한옥의 감성을 품으면서도 현대적인 설계가 가능한 이 구조는, 심미적인 아름다움뿐 아니라 친환경성과 공간 활용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목조라는 특성상 ‘지진에 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가지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사실, 중목구조 주택도 설계 단계에서 몇 가지 중요한 요소를 잘 챙기면 내진 성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철근콘크리트보다 더 유연하게 진동을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오늘은 그 설계적 요소들을 간단히 정리해보려 합니다.
중목구조의 안전성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는 기둥과 보의 연결 방식입니다. 단순히 끼워 맞추는 전통 방식에만 의존하면 충격에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강철 금속 부재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연결 방식이 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진동 시 구조체의 탈락을 막고, 하중을 고르게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중목구조는 자유로운 공간 구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무조건 열려 있는 구조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내진 성능을 생각한다면 중심부에 적절한 벽체를 배치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벽은 수직하중뿐 아니라 수평하중, 즉 지진력을 견디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작정 오픈플랜 구조로만 가는 건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또한 건물의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략적으로 말하면, 기둥 간격은 3.5-5미터 정도로 유지하면서 균형 잡힌 프레임을 구성하는 것이 안정적입니다.
지진은 단순히 좌우로만 흔드는 게 아니라 비틀림도 함께 일으킵니다. 이럴 땐 목재만으로는 힘을 분산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금속 보강재의 역할이 큽니다. 기둥 사이에 X자 형태로 들어가는 브레이싱은 대표적인 예죠. 이 브레이싱은 구조적으로 안정성을 높이면서도 시각적으로는 포인트가 되기도 하니, 실내 디자인에 반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무리 구조가 튼튼해도, 그 구조를 지탱하는 땅이 약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중목구조 주택을 지을 때는 지반 조사부터 꼼꼼히 하시길 추천드려요. 필요에 따라 말뚝 기초나 복합기초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기초와 구조체를 연결하는 앵커 볼트의 설계입니다. 이 부분이 허술하면 지진 시 기초에서 구조물이 떨어져 나갈 수 있으니, 반드시 구조 엔지니어와 협의해 정밀하게 설계하셔야 합니다.
마감재도 내진 성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벽체 마감에 석고보드 대신 섬유보강 패널을 쓰면 더 유연한 구조가 됩니다. 또한, 창호나 몰딩 같은 부자재들도 진동을 흡수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자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디테일들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실제 지진이 났을 때 구조물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중목구조 주택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따뜻한 공간입니다. 그리고, 설계 단계에서 몇 가지를 꼼꼼히 챙긴다면 지진에도 강한 구조로 만들 수 있습니다. 구조 설계, 기초, 연결부, 보강재, 평면 구성 등... 이 모든 것들은 결국 ‘균형’에서 출발합니다. 튼튼하면서도 아름다운 집, 그 출발은 꼼꼼한 설계에 있다는 점, 꼭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지식Q&A
중목구조 주택의 내진 성능과 안전성을 높이는 설계 방법은?
Age is no guarantee of maturity. – Lawana Blackwell